노란 열매, 태양을 따라 돌고파
별은 별들을 거느리고 하늘 높이서 세마춤을 춘다. 밤별들... 그 아래 수많은 열매들이 별처럼
둥글게 늘어서 같이 춤을 추어대는 여름이다. 햇볕에 과일은 옹글게 굵어지고 과즙 또한 풍성해져
가을수확을 앞둔 농부의 가슴을 연방으로 뛰게 만들고 있어라.
모든 보이는 것들은 신의 감추어둔 비밀이요 상징이렷다. 대기권 밖에서 무엇을 찾을 게 아니라
이 울타리 안에서, 여기 초록행성 안에서 우리 목숨의 사명을 '깨달아 알기'를 기도 드린다.
노란 열매, 탱자 한알이 가시덤불 속에서 빛나던 지난 겨울날... 새로운 별과 무수한 은하를 발견한
천문학자처럼 반가운 마음에 셔터를 눌렀다. 울음보가 터질 듯 흰눈이 금방 내릴 것처럼 꿀꿀한
날이었다.
모든 둥근 것들은 예정이나 계획없이 무작정 구르면서 춤을 춘다. 인생도 마찬가지런가.
각지고 모난 인생도 있겠지만, 둥글고 유연한 태도로 이 세계를 자유자재 노닐다가 건너가고
싶다. 저 어둡고 무수한 별의 건너편으로 무난하고 수월하게 건너가고 싶은 바람이다.
(임의진/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