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산, 모래 언덕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은 허망한 모래산처럼 흩어지게 되리라. 사막의 어디 한쪽을 걷고 계신 당신이여. 누수처럼 느리게 쏟아지는 인생같지만 어느 찰나 눈앞에서 훅- 눈깜짝할 사이 사라져버릴 목숨 한가닥이여.
골목에 편의점 찾듯 성소를 들락거린대도 정녕 알 수 없는 인생의 신비, 그것은 빈손으로 가는 죽음 그것이다.
신앙 열심을 다바쳐서 초대형 교회를 지어 올리고, 가난한 사람 대신 '먹고 살만한 사람들'의 엄살에 호응해주며 '세련된 보수'의 얼굴을 한 거짓 선지자들을 보라.
세상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못할까봐 애타하며 짓는 무수한 죄업들... 복음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고, 예수의 광채에다 검은 먹물을 뒤집어 씌우는 저들은 누구인가.
틈만 나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그대와 나는 사막으로 향할 일이다. 사막에서 우리는 크게 배워야 하고, 또 되새겨야 한다. 모래 산, 모래 언덕으로 우리 나아가자.
한줌 모래가 되어 부서질 것들을 움켜쥐는 게 '행복이다 성공이다 축복이다' 떠들어 대는 어리석은 설교들을 그만 접고, 사막에 부는 횅한 바람에 귀를 종긋 세우자!
(에큐메니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