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인디언과 태평양 섬나라,
그리고 고대 인도를 비롯한 오래된 영혼의 부족마을에선
'고맙다'는 인사말이 애당초 없다고 한다.
그 정도는 사람으로 응당 당연하고도 마땅한 호의이기에
굳이 고마운 마음까지 표현할 필요가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머잖아 사랑의 빚을 갚을 차례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분명한 깨달음을 그들은 알고 살았음이렷다.
사실 말이지 펼쳐지는 모든 일마다 고마운 일 아닌게 어디 있겠는가.
나도 너에게 고맙고 너도 나에게 고마운, 이 모든 인연 속에서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사랑하고 보살피며 살고 있음이다.
지당하고 온당한 일이 생색이 되고 거래가 되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인사말이 고맙다는 말이란다. 씁쓸할 따름이다.
고맙다는 말조차 불필요한 그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을
우리 살 수는 없는 걸까.
(고맙다는 말조차 굿바이! /월간미래에셋 2010. 5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