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트럼펫
동양에선 길이 곧 진리다. 진리를 도라고 쓰고 말한다. 인도에서는 요가라는 말을 쓰는데 이 또한 길이란 뜻이다.
우리는 시방 길 위에 있다. 이 길의 끝도 두말할 것 없이 길이다. 목적지가 있을 수 없다. 길은 길로 이어졌을 뿐.
시간도 마찬가지 길이다. 종말론 타령은 대부분 사기극이다. 종말은 없다. 종말조차도 길이요, 과정이며 흐름이다.
모든 세상의 존재는 길 위에 흘러가며 길에서 진리를 만나고 길에서 구원을 입는다. 죽음 너머 조차도 길일 따름이다.
예수는 종착역이 아니고 목적지도 아니다. 그분은 오직 길이다. 길이고 진리며 생명이다. 길은 길로 대할 때야 길인 게다.
그분에게 머물지 말고, 그분처럼 십자가 길을 걸어가야 맞다. 여기 그대를 위하여 트럼펫을 연주해 드리니 한곡조 듣고
다시 당신의 길을 걸어가라! 길 위에 있을 때, 당신은 길의 사람이요 진리의 사람이 되리니, 부디 길에서 우리 만나자.
<에큐메니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