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떠돌이별 임의진의 아이폰 사진전 <스페이스 카우보이>/ 2012. 6. 27-7.3/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이 i
여행하면서 카메라를 챙겨다녔지만 보통 소형 라이카나 올림푸스 PEN 같은 사이즈의 죄고만 카메라를 선호했다. 왠일인지 나는 들고다니기 부담스러운 크고 무거운 카메라엔 눈길이 가질 않았다. 아주 넓다란 종이에 인화하는 사진 작업이 아니라면 카메라 크기와 성능 대비, 전혀 주눅들 까닭도 없겠고 말이다. 여러가지 월드뮤직 음반에 김홍희 형을 비롯 사진작가들과 함께 사진을 싣기도 했고, 어떤 음반은 내 사진으로 재킷 표지를 삼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진전까지 열게 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사진작업을 단순하게 여기거나 없던 자신감이 생겨나서가 아니다. 시절인연에 이끌린 때문이라고 에두르고만 싶다.
이번 사진전은 휴대전화기 아이폰에 장작된 카메라 장치로만 찍은 사진을 골라 전시한다. 간편한 아이폰 사진기를 마치 로모 사진기를 사용하듯 마음을 쏟으니 이 또한 즐거운 작업이 되었다. 대단한 작품이 아닌 까닭에 사진에다 '제목 낙서'를 드문드문 하기도 했다. 설익은 장난으로 받아주시고 한마음으로 즐겨주시길 바랄 따름이다.
지난 4월 혁명과 예술의 도시 파리를 다녀오고, 담양 산골짝 작업실에 가만히 머물고, 번잡하지만 정겨운 서울을 오가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그러니까 4월부터 5월까지 딱 2달간의 기록이 되겠다. 두려움도 드러냄도 없이 그저 어느 글쟁이 작가의 따듯한 시선을 알씬 느껴주시길 바란다. 스팩터클한 현장을 포착하는 다큐작업이나 지구의 오지를 다니며 경이로운 대자연을 사진에 담는 일도 멋지겠지만(사실 그런 게 사진인 줄 알고 쫓아다니던 때가 있었다), 지금 나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사진을 마주대한다. 아이폰을 손에 쥔 후부터 여러가지 어플을 이용하여 순간순간 내 일상속에서 감동하고 감탄하며 이를 기록하는 재미가 오지고 찰지다. 당신과 이 순간을, 이 다시오지 않을 잔잔한 일상을 찬미하고 싶다. 오직 그 바램으로 이번 사진전을 연다. '스페이스 카우보이'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다. 과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 그런 소박한 공간과 시간을 말타고 달리는 카우보이가 된 기분이다.
2012. 6. 27. 떠돌이별 임의진 두손
<작가 소개> 임의진
아주 오래전부터 '어깨춤, 떠돌이별'로 불린다. 마중물의 시인, 수필가, 동화작가, 칼럼니스트, 화가, 포크 싱어, 한뙈기 밭을 일구는 농부, 그리고 순례자... 인디언처럼 우리말 달이름을 처음 지었다. 남녘교회에서 10년동안 종지기를 했고, 지금은 작업실이 있는 담양 수북과 바깥 세상을 샛바람처럼 오가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 <참꽃 피는 마을>, <예수 동화> 등이 있고, <멜랑콜리맨>을 비롯 직접 노래한 독집 음반들과 <여행자의 노래>와 같은 많은 월드뮤직 선곡 음반을 발매해왔다. 절친들과 나누는 오붓한 살롱 문화를 좋아하고, 소소하게 소통하는 전시회를 사랑한다. 그리고 낮고 외로우며 온후한 그런 친구, 별과 구름과 수풀, 들꽃과 나무와 알 수 없이 슬피우는 새를 사랑한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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