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트뤼포 062-227-2233
파리는 유럽 여행길에 종종 방문하는 도시여서 여러모로 익숙합니다. <여행자의 노래 6>과 <멜랑콜리맨>이라는 음반을 거푸 내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난 한달여 파리에 머물면서 봄날을 보냈습니다. 손바닥에 쥔 아이폰 4S내장용 카메라 눈알로 가끔 사진을 찍었는데, 혹시 그까짓 것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잡스의 유작에 경의를 표하며 나는 이 굉장한 소형 사진기(?)로 일상을 담아냈습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전시회는 아마 이 지역에선 (그 밖에도)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안렌즈의 올림푸스 카메라가 있긴 했지만 몇장 찍지도 않았고, 이번 전시회에선 모두 빼기로 했습니다. 나는 사진작가입네 하면서 뽐낼 깜냥도 자신도 없고, 그저 일상에서 만난 찰나를 기록하는 여행자요, 사색을 담는 글쟁이며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순례자입니다. 그 기도의 연속선상으로 이런 작은 마당 자리를 펼쳐봅니다. 문화중심, 거창한 말뿐이 아니라 도처에서 '작고 순한 표현'과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넘치길 원합니다.
당신도 아시다시피 프랑스 파리는 혁명의 도시입니다. 봉건시대 최고 권위였던 왕을 처형하고 시민혁명을 완수한 이후 공화국을 세우고, 똘레랑스라는 관용과 봉주르 봉수아 인사하면서 예술과 문화를 꽃피운 도시입니다. 위대한 고흐를 비롯 수많은 화가와 철학자들, 문학가들이 이 도시를 거닐었습니다. 오늘 나도 작은 발자취나마 이곳에 남깁니다. 쓸쓸한 개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과 변두리 교외와 생뚱맞은 에펠탑과 사랑하는 친구들과 미물들을 서툰 셔터짓으로 담아봅니다. 보기 거칠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저 바람처럼 흘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또한 인생을 즐기기 위함이지 죽기 살기로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안녕!
2012. 5월 떠돌이별 임의진 두손
<작가 소개> 임의진
아주 오래전부터 '어깨춤, 떠돌이별'로 불린다. 마중물의 시인, 수필가, 동화작가, 칼럼니스트, 화가, 포크 싱어, 한뙈기 밭을 일구는 농부, 그리고 순례자... 인디언처럼 우리말 달이름을 처음 지었다. 남녘교회에서 10년동안 종지기를 했고, 지금은 작업실이 있는 담양 수북과 바깥 세상을 샛바람처럼 오가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 <참꽃 피는 마을>, <예수 동화> 등이 있고, <멜랑콜리맨>을 비롯 직접 노래한 독집 음반들과 <여행자의 노래>와 같은 많은 월드뮤직 선곡 음반을 발매해왔다. 번잡한 자리를 피하여 광주에서는 트뤼포에서만 몇차례 전시회를 갖고 있다. 절친들과 나누는 오붓한 살롱 문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낮고 외로우며 온후한 그런 친구, 별과 구름과 수풀, 들꽃과 나무와 알 수 없이 슬피우는 새를 사랑한다. 작가 홈페이지
www.sunmoodang.com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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