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별 임의진 여행 수집전
[안데스 여행자]
2013. 9.5-10.5 매주 금토일 메이홀 전층
Opening/ 9. 5. pm 7
게스트/ 김사무엘 (오월교회 전도사/ 사진)
올해 여름 한 계절 남미를 떠돌다 돌아온 작가이며 순례자 임의진. 볼리비아에서 브라질까지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정글, 탱고의 거리와 혁명 광장을 오르내리며 오만가지 잡동사니와 포스터, 그림과 사진, 음반과 영화 등을 수집했다. 인디오 여자들이 한땀 한땀 짠 손바느질 퀼트 작품들은 경이로운 안데스의 이야기를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담아내고 있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그러했듯 수집 작품만의 특이한 전시회는 작가의 재미난 상상력과 호기심, 독특한 수집벽을 살짝 엿볼 수 있어 즐거운 구경거리겠다.
집을 떠나 40여일을 떠돈 여행 기록을 전자액자에 담아냈고, 동행한 김사무엘은 꼬마인화지에 담아 게스트로 참여한다. 이번 여행 수집전은 광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전시 형태이며 전시회의 다양성과 확장성에 자못 일조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기하고 엉뚱한 예술공간 메이홀의 가을 첫 번 전시회는 가까운 벗들과 이웃을 모시고 조촐하게 시작한다. 이런 독특한 전시가 세상에 모든 가을을 새롭고 연붉게 물들이리라 믿는다.
<모시는 글>
지구별에서 만난 동무들이 쑤셔넣어준 따뜻한 여비를 담고 남미에 다녀왔습니다. 여정은 험난했지만 경이로운 자연으로 날마다 감사했습니다.
남미판 재즈, 누에바 칸시온 포크, 탱고 춤, 보사노바 공연등을 보았고 갤러리들을 훑었으며 빅토르 하라와 메르세데스 소사, 시인 파블로 네루다,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 군부에게 죽임당한 칠레 민중의 대통령 아옌데,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대통령 모랄레스, 탄광촌의 광부들, 씨뿌리는 농부들, 고산에 자리잡은 마추픽추, 과라니족의 아베마리아가 선명하게 들려오던 이과수 폭포, 장엄한 우유니 소금 사막, 아타카마 사막의 별, 아르헨티나의 오월 어머니들, 브라질 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 연인들과 아이들... 집 떠나와 사십여일을 줄곧 이들의 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이 세번째 라틴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다섯번은 채우고 싶어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자메이카는 나중에 방문할 생각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며칠전 메이홀 식구들과 브라질에서 가져온 카사샤 두병으로 전통칵테일 까이삐리냐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라임을 구할 수 없어 레몬을 썰어 넣었습니다. 여행 떠나기 전에 어찌저찌 집에 놀러온 EBS 탁재형 피디에게 남미 명주를 살짝물어 보았는데, 들은 뒤 까먹었습니다. 메이홀 대표님이 그러시는데 까이삐리냐가 대표 술이라더군요. "맞아요, 그때 들은 바로 그 술입니다." 술도 주인을 알고 인연도 알지요. 제대로 골라온 것이 분명합니다.
여행중에 그러모은 몇가지 수집품들을 전시합니다. 제가 죽고 없는 뒤 누군가 제 산골짝 집을 털어보신다면 돈하고는 상관없는 이런 쓸데없는 물건들로 박물관 하나쯤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골라온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까이삐리냐' 정도는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짐꾼 삼아 친구들이 딸려보내준 사무엘에게 사진술을 좀 가르쳐주었는데 제법 솜씨가 좋습니다. 현지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사진도 같이 나누겠답니다.
저는 포스터를 사랑합니다. 포스터엔 급박한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격정의 알림판... 영화 포스터도 두어장 보탰습니다. 좋은 감상 되시길 빕니다.
2013 가을 초입 임의진 두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