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꺠춤 임의진, 떠돌이 별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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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 편지] 오르골 소리/ 경향신문
글쓴이 : master 날짜 : 2016-10-19 (수) 15:06 조회 :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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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 소리




산골엔 오르골. 골골 아프신 할매들과 골골 울어대는 개구리들도 오르골 소리에 위로 받기를. 손이 좀 심심하다싶으면 오르골을 돌리기 시작해. 팝과 클래식 여러 종류 오르골을 모으기 시작하다 포기했는데, 줄기차게 모아볼 걸 그랬다는 아쉬운 생각. 바흐에서부터 비틀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 뚱땅거리며 내는 음악소리. 뼈마디 송글송글 땀이 맺히듯 마디 따라 음악이 달려 나온다. 하루 동안 내가 무엇인가 붙잡고 돌리는 건 오르골뿐이야. 뱅뱅 감아 돌려야 켜지는 경운기 시동, 그거 안 해본지 정말 오래되었지. 전엔 태엽을 감는 손목시계를 하나 차고 다녔어. 거 있잖은가 밥 주는 시계. 아버지가 벗어서 내 손목에 차주신 손목시계. 용하다는 시계방 할아범이 포기를 선언하셨을 때, 아~ 손목시계까지 세상을 떠났음을 확인하였지. 아버지가 비로소 진짜 안식에 들 수 있겠구나 싶었어.

오르골을 사랑하게 되면 큰 목청보다 작은 소리에 몸이 기울게 된다. 요새는 작고 낮은 풀벌레소리가 어찌나 갸륵한지 창문을 자주 열어보게 돼. 일할 때 신으려고 나뭇광 위에다가 올려둔 신발이 한켤레 있었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았지 뭐야. 쌀쌀하여 난롯불을 처음 때보려고 장작을 꺼내려는데 운동화가 거기 있더군. 속을 들여다보니 딱새가 집을 짓고 살았던 흔적. 힝힝 난 무좀도 없고 발 냄새도 그닥 안나는 체질, 감사한줄 알거라 새들아. 어쩐지 매우가까이에 아기 새 울음소리가 들리더라니. 오르골 소리처럼 나직한 울음. 귀를 모아볼 걸 그랬어.

목소리를 키우려다 사단이 난 권력의 숨은 실세들. 함부로 큰소리치며 떵떵거리다가 온갖 욕바가지를 다 맛보는 중인 재벌가 소식들로 세상은 어지럽고 귀청이 따가울 지경이야. ‘우주의 기운을 모아 혼이 정상이 되려면’ 일단 오르골을 하나 돌려봅시다. 자가 치유 목적으로다가 나는 비틀즈의 '헤이 쥬드'... "헤이 쥬드. 돈트 메익 잇 배드. 테익 어 새드 송, 앤 메익 잇 배터...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마. 슬픈 노래를 좋은 노래로 만들어 보자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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