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꺠춤 임의진, 떠돌이 별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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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 편지] 초승달과 개들/ 경향신문
글쓴이 : master 날짜 : 2015-11-25 (수) 17:50 조회 :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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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과 개들

상원사에 안거 가있는 스님이 아침부터 첫눈 소식을 알려온다. 에구구 춥겠네. 불알이 얼면 목탁삼아 때려버리셩 하면서 농을 던졌지. 해마다 서울 친구가 예쁜 성탄 트리를 챙겨 보내주는데 올해는 둥그렇고 깜찍한 리스를 여러 개. 나도 솔방울을 주어다가 보태 달았네. 달고 또 달고 그러니까 내 마음이 맛이 들어 달고 달더라. 

올해는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초승달 성탄절을 대망하련다. 내가 가끔 드나드는 복음교회 한곳에 그런 뜻을 알렸다. 마침 지역대학에 유학 온 무슬림 아이가 언니들이 좋은지 찾아오곤 한다고. 전쟁의 소문이 그치질 않는 중동 사막나라. 전폭기로 원수를 갚는다 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지. 빵을 나누고 병을 고쳐주며 관용으로 구제해야 먼저지. 주간경향의 하영식 분쟁전문기자의 특집 <IS를 말하다>를 찾아 읽었다. 대강 짐작은 하였으나 충격적. 용병이 갑자기 돌변해 주인을 향하여 총칼을 겨눈 형국이랄까. 뉴욕을 파괴한 빈 라덴 일당과 똑같은 스토리였다. 제2, 제3 끝도 없는 이 악순환. 

종교, 종파, 가문이 다른 것은 인간의 운명이다. 이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 전도, 선교, 포교... 전도왕은 어쩌면 폭력왕이 아닐까. 선행을 베풀 때 감동되어 회심도 하는 것이지 교리나 이념을 강제로 들이대는 짓은 폭력이고 범죄렷다. 빨갱이 사냥도 모자라 무슬림 사냥을 하는 개들을 보라. 달밤에 개 짖는 소리로 귀가 다 따가워라.
 
도종환 시인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신>은 네덜란드에서 행한 고르바초프의 육성인터뷰를  옮긴 시. “내가 자유의 복구를 시작하였지만 이 이데올로기 공백을 자본의 물결로 덮어버리는 걸 찬성하지 않습니다...... 나는 농부였던 우리 부모가 내게 물려준 상식을 잊지 않았습니다. 상식은 균형과 절제에 대한 감각이기도 합니다. 흙에 대한 애정은 내게 굴하지 않는 정신과 지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소박함과 겸손함, 함께 노동하는 마을공동체를 통해 연대하는 마음과 관용을 잊어버린 적 없습니다.” 
첫눈 오는 날. 앗살라 알라이쿰(평화를 빕니다) 인사하는 초승달이 낮게 떴다. 자본의 물결이 아닌 관용의 물결을 윙크해본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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