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꺠춤 임의진, 떠돌이 별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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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편지] 매화 피는 교회/ 경향신문
글쓴이 : master 날짜 : 2011-03-23 (수) 17:22 조회 :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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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피는 교회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일으키며 유명해진 사람이 있었는데, 자웅을 겨뤄볼 요량으로 부처님 앞에 착석. 정작 부처님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단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요. 저기 저렇게 강가에 배가 많은데 물 위를 뭐하려고 수고롭게 걷는단 말이오.”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조용히 이르셨단다. “친구들이여! 초자연적인 힘을 뽐내지 마세요. 매사에 신중하고 겸손합시다. 자기 약점과 결점을 드러낼 때에야 진화하고 진보하는 법이지요.”
 
세상은 자기를 과시하고 광고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로 야단이다. 저요! 저요! 난장판인 봉숭아학당인가. 교회도 덩달아서 봉숭아교회나 진배없구나.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재미로 사시는 거 같은 어떤 목사님, 한 때 병든 사람들을 낫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게 된 분인데, 죄송하지만 이제는 목사님이 치료를 받아야 할 차례 같다. 전세며 월세를 과하게 올려 받아 감사헌금을 내는 분들이 그런 교회와 목사님들의 편이리라.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 아니라 ‘소망’이라는 이 나라다. 목사님들끼리 주먹다짐을 한 사정을 알아보려했던 피디 수첩은 단박에 재갈이 물려졌다. 우익 아니면 좌익으로 편가르다가 죽으면 또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만 결론 내리는 목사님들이 정말 몇몇 소수뿐일까. 민망한 말씀이지만 오늘 이 땅의 교회는 주 예수가 아니라 주식회사 (주) 예수의 사업장 같다. 불행하게도 그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며 정권의 향배까지 쥐락펴락 주무르는 현실이다.
 
매화가 피는 봄날, 가난한 시골교회엔 값비싼 꽃꽂이 대신 강단에 매화가 올라올 때다. 이슥한 공단에서, 버려진 산촌과 강촌에서 진한 매화 향기를 뿜어내며 사랑과 겸손으로 예수님처럼 사는 목사님들이 오히려 극소수가 되었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어긋나게 된 걸까. 원인은 한 가지다. 마음의 가난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거룩한 가난을 버리고 지저분한 재물을 탐한 탓이다.
 
 
 
(글, 그림/ 임의진_시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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