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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판단에 승복하는 것이 애국심”
[박근혜 파면] 새로운 대한민국 시민에 듣는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국민이 선출해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우리는 이번 선고를 아프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굳건히 뿌리내려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심리와 선고 절차를 인내와 지혜로 이끌어 주신 헌법재판관들께 감사드리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부 관계자들도 혼란한 국정을 잘 수습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국민들도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평화 건설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한다.
▲최상준 광주경영자총협회장
법대로 추진한 일로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정당한 결론에 빨리 인정하고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데 노력할 때다. 탄핵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경제가 안정되지 못하고 많이 휘청거렸다. 장기불황에 소비까지 감소하면서 서민과 경영인 모두 걱정이 크다. 이제 문제는 정국의 안정과 경제 발전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지역 경제계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먹거리를 발굴, 후보자에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 북한 미사일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등 국가안보에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겠다.
▲윤장현 광주시장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계승하는 촛불혁명의 위대한 승리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 땅에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권력형 비리를 엄단하는 적폐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정의를 바로 세워야 온 국민이 원하는 국민 대 통합도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서 후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이제 광주 촛불민심이 원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낙연 전남지사
탄핵은 헌법의 규정으로 보아도, 국민의 판단으로 보아도 당연하다. 이번 탄핵이 대한민국에 내린 명령은 사회 전반의 적폐를 전면적으로 청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제도와 문화를 심으라는 것이다.
헌법에 대한 최고, 최종 수호기관이 제시한 판단에 승복하는 것이 당연한 애국심이다.
호남인은 역사의 고비마다 늘 옳은 길에 먼저 서서, 국가의 진로를 정의로운 방향으로 견인해 왔다. 탄핵에 이르기까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뛰어넘어 이제는 적폐청산과 국가개조와 국민통합에 모두 함께 나섰으면 한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하고 상식과 기본이 살아있는 정의로운 나라로 향하게 될 것이다. 탄핵 인용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나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탄핵의 힘으로 교육계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 교육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교육부를 대체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 탄핵된 대통령이 추진한 가짜 역사를 가르칠 수 없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박정희 우상화로 얼룩진 역사 교과서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 비리사학을 척결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어떤 지도자도 주어진 권한을 조금이라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해야 하고, 지도자들은 청렴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국정이 하루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교육 현안 해결에 나서야 한다. 당장, 누리 과정 예산은 정부가 전액을 지원해야 한다. 역사를 거스르는 국정 교과서도 당연히 폐기돼야 한다.
▲최병근 광주변호사회장
당연한 결과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기 때문이다. 신뢰와 신용도 이미 잃은 상태다. 헌재는 대법원과 달리 형사 판결하는 곳이 아니라 대통령직 수행 여부, 헌법 수호 의지 등을 판단하는 곳으로 정치적 판단도 고려된다. 아쉬움도 있다. 세월호 등 국민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에 대한 판단이다. 세월호 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탄핵 소추 사유가 명백한 것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헌재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보다 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국정역사교과서 논란에서 보듯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왜곡됐던 5·18민중항쟁을 비롯한 국내 민주화운동사를 바로잡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게 급선무다.
5·18과 관련해선, 새정부 출범 후 정부차원의 5·18진실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집단발포 명령자, 계엄군 헬기사격 전모를 담은 진상규명보고서를 펴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5·18왜곡, 폄훼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한다. 목숨을 걸고 싸웠던 80년 5월 광주시민군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건물을 5·18기념관으로 조성하는 일도 정부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
▲임의진 문화자생단체 ‘메이홀’ 관장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주권이 승리했다. 민주주의 측면에서 반갑지만 그동안 권력사유화가 이뤄졌다는 측면에서는 부끄럽고 안타까운 면도 있다. 이제는 신유신시대 막을 내리고 개발독재 망령도 거둬야된다.
전당을 비롯해서 차은택 라인 등 문화농단 세력들이 광주권에 분명히 있다. 조속히 지역 안에서부터 정리되고 관심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블랙리스트보다는 정권에 편승해 단물을 얻은 화이트리스트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투명한 문화 창달 시스템을 만들고 민의수렴과정을 거쳐서 공개적으로 가야한다. 자본으로 예술가들을 통제하는 사회는 사라져야한다.
▲민경희(44·남구 주월동·가정주부)
국민이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국민의 주권이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가 정의로운 나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을 확인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탄핵은 적폐 청산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중학생 딸이 하나 있는데 학부모로서 국가를 믿고 아이들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교육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이제라도 아이들에게 떳떳한 대한민국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과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
▲ 김재욱 의장 (전국농민회 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뛸 듯이 기뻤다. 대한민국 만세다. 정의는 승리한다는 신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한 사람 물러난다고 해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것은 엄청난 승리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됐다고 사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은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전국 각지에서 몰고 서울로 올라가는 트랙터는 땅을 갈아엎은 다음 농사를 준비하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도 뿌리까지 제대로 갈아엎어 야 한다.
▲이도여군(고등학생)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매주 광주집회에 참여했고, 서울까지 올라가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구속, 황교안·우병우 구속·처벌’을 외쳤다. 학교 수업시간에 TV를 통해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소식을 접하고 환호했다. 학교 전체가 박수와 함성으로 들썩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후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고, 촛불의 승리라고 생각했다. 또 탄핵은 그동안 대통령이 한 잘못과 과오에 대한 합당한 결과다. 차기 대통령은 깨끗한 나라를 만드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광주일보/ 3.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