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흔히 이 도시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에바 페론, 축구, 그리고 탱고. 탱고가 주는 열정 때문일까. 인구 1200만명의 세계적인 대도시임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이름에는 낭만이 넘친다. ‘남미의 파리’라는 별명도 그래서 붙었다. 열정과 낭만의 춤 탱고. 그리고 탱고가 흐르는 대도시. EBS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는 14일 오후 11시35분 ‘중·남미 음악도시 기행 부에노스아이레스’ 편을 방송한다.
뉴스에서 전해지는 아르헨티나는 경제곤궁의 대명사다. 하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어디를 가든 음악이 흐른다. 시민들은 바쁜 일상 대신 거리의 악사가 전하는 선율에 공감하고 함께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내일의 걱정 대신 오늘을 향유할 줄 아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이 가장 즐기는 음악과 춤이 탱고다. 탱고는 1세기 전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지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항구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던 그들은 이역만리 고향 땅을 그리워하며 이민자들끼리 부둥켜안고 춤을 추었고 그것이 탱고의 시작이 됐다. 탱고가 더욱 대중화된 것은 탱고에 노랫말을 얹으면서부터다. 이민자들, 즉 하층민의 애환이 그대로 가사에 담기면서 탱고 노래는 더욱 흥행했다. 이방인의 애환이 담겨서일까. 탱고 댄서들 가운데는 멀리 타국에서 날아와 가난 속에서도 탱고를 포기할 줄 모르는 이들이 많다.
탱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탱고의 황제’ 카를로스 가르델. 실제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 곳곳엔 탱고의 상표처럼 가르델의 모습이 형상화돼 있고 팬들에 의해 가르델 거리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1930년대 가르델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탱고의 메카로 만들었고, 그렇기에 이 도시엔 여전히 탱고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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